집안을 지탱해주시던 늘 큰 당산나무 역할을 해주시던 거칠고 구비진 등허리의
삶의 지게 고스란히 지고 떠나신 당신이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시간과 세월 앞에서
당해낼 장사가 없다고 했지만 장화를 신고, 물신을 신고, 검정고무신을 신고, 낡은 운동화를
신고 전, 답을 오고 가셨던 흔적들은 당신이 떠나신 그 길위에 그대로 오솔길로 단단하게도
반질반질하게 굳어져 풀한포기 자라지않고 있습니다.
아버지. 이승의 시간은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우리와 작별한지 100일째 되는 날이라 잊어버릴까봐
핸드폰의 힘을 빌려 날짜를 몇번이고 들여다 보고 시간을 내서 아버지에게 쌍둥이인 막내들이 추모
공원에 가서 뵙고 간단한 편지를 적는데 왜 이렇게 풍걸린 환자처럼 손이 떨리고 눈물이 나는지
글씨가 하늘따라 올라갑니다. 쌍둥이 형도 함께 편지를 남기고 아버지가 좋아하시던 노래들 틀어두고
멍하니 핸드폰에 모자를 눌러쓰고 웃고 계시는 아버지를 바라보니 너무나 죄스러운 맘을 가눌 길이
없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가 가신 그 길따라 세월을 비켜가지 않고 그대로 따라 가겠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며 당신이 있어 살았습니다. 진성 가수님의 "소금꽃"이라는 가사가 너무 아버지를
떠올리게 해서 틀어두고 펑펑 울고 말았네요.
소금꽃
진성
초승달 길 벗 삼아 짙은 새벽길
발길 재촉하는 우리 아버지
천근만근 가장의 무게 짊어지시고
허덕이는 한숨소리
세월 강 건너다 휘어진 뼈마디
눈물도 말라버린
가시밭 땀방울
서러움에 꽃이 된
아버지 등 뒤에 핀 하얀 소금꽃
새벽잠 눈 비비며 싸립문 열고
발길 재촉하는 우리 아버지
천근만근 가장의 무게 짊어지시고
허덕이는 한숨소리
세월 강 건너다 휘어진 뼈마디
눈물도 말라버린
고독의 몸부림
서러움에 꽃이 된
아버지 등 뒤에 핀 하얀 소금꽃
아버지 등 뒤에 핀 하얀 소금꽃
아버지 그 곳에서는 등지게 내려두고 편히쉬고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