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한 터치스크린 일변도에서 벗어나, 모듈형·촉각형 인터페이스로의 전환


현대차가 뉴욕에서 공개한 프레임 바디 기반 콘셉트 SUV '볼더'는 외관만큼이나 실내 디자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가을 공개된 크레이터 콘셉트의 실내를 좀 더 실용적으로 다듬은 형태로, 이동 가능한 소형 계기판과 화면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브링 유어 오운 디바이스(BYOD)' 레일 시스템이 적용됐다. 대형 수직 계기판과 굵직한 회전 다이얼이 어우러진 대시보드는 크레이터의 금속 재질 대신 섬유와 패드 소재를 사용해 실차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여준다.
거대한 화면 대신, 작고 모듈화된 화면들

볼더 실내의 핵심은 하나의 대형 터치스크린 대신 소형 화면 여러 개를 기능별로 분산 배치한 방식이다. 미디어 재생, 경사각 측정, 내비게이션 지도, 사륜구동 시스템 작동 상태 등 각기 다른 정보가 별도 화면에 나뉘어 표시된다. 차동 잠금장치, 사륜구동 모드,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 등의 설정도 물리 버튼으로 조작한다. 앞유리 전면을 가로지르는 경량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눈길을 끈다.
이는 최근 업계의 대형 통합 터치스크린 흐름에 역행하는 방향이다. 유사한 기능끼리 묶어 별도 패널로 분산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화면을 직접 선택·배치할 수 있다는 발상은 루시드 에어의 잠금·조명 전용 패널 같은 사례에서도 엿볼 수 있었지만, 볼더는 이를 더욱 과감하게 밀어붙였다.
기술과 촉각의 공존

볼더와 크레이터가 보여주는 방향은 미래지향적이되, 지난 10년을 지배했던 금욕적이고 영혼 없는 미니멀리즘과는 다르다. 현대차는 거대한 화면과 불편한 터치 버튼으로 모든 것을 밀어버리는 대신, 기술과 촉각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식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다. 사이버펑크 감성이 현대차 외관 디자인을 물들인 지 수년이 지났고, 이제 그 흐름이 실내로 들어올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