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서울시립청소년수련관에 있는 여성전용 수영반에 대해 항의해서 폐지시켰다는 사람입니다.

그냥 하루 있었던 일을 적은건데 제 글이 베스트 1위를 가서 얼떨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댓글들을 보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느꼈습니다. 여건 상 말과 행동을 못해서 그렇지 현재의 남성억압/여성우대 공공정책에 불만을 가진 남성분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구심점만 있다면 힘을 보태고 싶어하는 분들은 많다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기왕 한 건 한거... 하나 더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추진해볼 안건은 전국 공공기관 주차장에 있는 여성전용주차칸 폐지입니다.

제가 생각 중인 과정만 요약해드리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여성혐오적, 감정적 분노표출이 아닌 이성적, 합리적인 논리전개를 통해 현행 제도의 문제점 지적
2. 남녀노소 모두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 제시
3. 제시된 대안에 대한 여론 취합
4. 취합된 여론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권을 가진 부서/사람과 소통하며 해결 방안 모색
5. 위 과정에서 장애물이 나온다면 그 장애물에 대해 다시 1-4 단계를 반복하며 최종적인 문제해결을 향해 나아감
6. 심도있는 토론 끝에도 현행 제도가 여러모로 베스트라는 결론이 나오면 깔끔하게 승복 및 현 제도 존중


자 그럼 이제 대충 정리해 보겠습니다.

모바일로 작성하는 글이니 맞춤법/문법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여성전용주차칸이 나온 이유에 대해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2. 일반적으로 분홍색 여성전용주차칸은 다른 주차칸보다 더 넓고 매장 입구/엘리베이터와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3. 이런 점에 비추어보면 해당 정책의 취지는 여성에게 일반적인 운전자보다 주차편의/접근편의적 측면에서 더 배려를 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치안 문제라는 이야기도 있으나 그 경우 지금처럼 주차칸이 더 넓을 필요는 없으므로 cctv 확충 등 다른 방안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4. 그럼 여성전용주차칸의 정당성에 대해 논하기 위해선 두 가지 명제를 확실히 다지고 가야합니다.
5. A) 일반적인 운전자보다 배려를 받아야 하는 운전자가 있는가? B) 있다면 그 대상이 "모든 여성" 인가? 입니다.
6. A명제의 경우 장애인전용 주차칸, 소방차전용 주차칸 등 사회에서 이미 합의가 되고 오랜 기간동안 큰 불만없이 지켜지고 있는 선례들이 있기에 "예" 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 B명제의 경우 조금 더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여성이라는 성 자체를 교통약자로 규정해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8. 하지만 교통약자는 여성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9. 일례로, 지난 달에 제가 저희 우수직원 한 명에게 출퇴근 편하게 하라고 차를 한 대 뽑아줬습니다. (물론 돈이 많은게 아니라서 회사 명의로 모닝 뽑아줬습니다...)
10. 차 뽑은지 일주일만에 골목길에서 주차하다가 bmw를 들이받아서 수리비 200만원 보험처리 했습니다.
11. 이 친구는 27세의 건강한 군필 남성입니다.
12. 면허 딴지는 3년이 됐지만 장롱면허라 실제로 운전을 한건 처음이었고요.
13. 반면 저희 어머니는 운전경력 25년이시고 저보다 훨씬 능숙하게 운전하고 다니십니다. 후방주차 평행주차 다 한큐에 가능하십니다.
14. 저희 직원과 비교하면 교통약자는 당연히 직원이고 어머니는 교통약자가 아니라 택시기사를 하셔도 될 수준입니다.
15. 하지만 어머니는 여성이라는 성별 덕에 교통약자로 배려받아 넓은 주차칸을 이용할 수 있고 저희 직원은 그럴 수가 없지요.
16. 이게 과연 옳은 정책이냐는겁니다.
17. A명제에 대한 답이 "예" 이고 B명제에 대한 답이 "아니오" 라면 다음 단계는 **배려 받아야 할 교통약자를 명확히 규정하는 것** 입니다.
18. 이 정의가 장애인 등급과 같이 남녀노소 누가 봐도 합리적일 정도로 매겨진다면 왜 문제가 생기겠습니까?
19. 교통약자가 성별이 아닌 순수 개인 능력에 따라 구분된다면 컴플레인 하거나 승복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20.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대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21. +"여성전용주차칸" 을 "교통약자전용주차칸" 으로 변경
22. +"교통약자" 의 정의를 합리적으로 규정. 예시) 면허취득 x년 미만인 자, 보험기록에 따른 실주행경력 x년 미만인 자, x세 이상의 노인, 병원에서 주는 임산부 배지를 가지고 있는 임산부 등
23. +"장애인표지판" 과 같은 "교통약자표지판"을 발급해서 차량 앞유리에 부착
24. 물론 위 교통약자에 남녀 구분은 없어야 합니다.
25. 물론 이 제도에도 헛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운전실력과 관계없이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상대적 불이익을 받는 현재의 문제점은 없어질 것 같습니다.
26. 그리고 여성 국민 여러분, 국가에서 여러분에게 운전 못한다는 코르셋을 씌우고 있습니다. 운전 경력이 20년이어도 상관 없습니다. 정부에게 여러분은 운전을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코르셋을 벗고 약자 대우에 반대합시다!


본 안건에 대한 제 행동계획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청와대 청원 - 의도: 행정부를 향한 탄원의 의미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380788?navigation=petitions
2. 언론 제보 - 의도: 이슈화를 통해 사회적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냄
3. 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에게 탄원 - 의도: 실제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진 실무자에게 탄원
4. 각 정당에 탄원서 발송 - 의도: 입법부를 향한 탄원의 의미
5. 성평등위원회 및 여성단체에 탄원 - 의도: 이 기관들이 진정으로 성평등을 위한 단체라면 운전을 잘하는 여성까지 약자로 규정하는 코르셋 정책 폐지에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입니다.

위 방법들이 먹히려면 결국 쪽수가 많아야 합니다.

행정부(정부기관)는 지지율로 나타나는 민심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입법부(국회의원 및 정당)는 다음 선거 표심을 가장 두려워합니다.
언론은 핫이슈를 가장 사랑합니다. 조회수에 따른 광고비가 달려있으니까요.

탄원인들의 지역구가 모두 달라서 한 지역의 국회의원에게 탄원하기엔 레버리지가 부족한 것 같아서 정당을 타겟으로 했습니다. 비례대표는 전국구 단위로 정당에 투표하는 것이니까 먹힐 것 같습니다.

보배드림 베스트글을 눈팅해서 기사로 올려주시는 기자님들이 꽤나 계신 걸로 알고있습니다. 사회 여론을 모니터링 하기에 좋은 커뮤니티라서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기사 작성 좀 부탁드립니다. 기사 내용에서 제 편이 되어주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중립적 입장에서 공정하게만 실어주셔도 좋습니다.

보배 회원 여러분, 이 취지에 공감하신다면 청원에 참여해주세요.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380788?navigation=pet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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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쓴 기사에 "현재 보배드림에 게시된 논란의 글은 x개의 추천과 x개의 댓글이 달려 큰 토론의 장이 되고 있다" 이런 한 줄이라도 들어가면 좋잖아요. 정책은 쪽수 싸움입니다.

보통 사람들의 조직된 움직임이 정책을 하나씩 바꿀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책이 하나씩 바뀌다보면 언젠가 뒤돌아봤을 때 나라가 많이 바뀌어 있을겁니다.

남성들이 목소리를 내야 정부와 법원이 남성 여론을 두려워 합니다. 두려워해야만 여성주차장이나 6개월 징역 판결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미연에 방지될 수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