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도였나 시골 버스 정류장 매표소 옆에 꼬마레코드라는 상호를 건 레코드 가게가 생겼음.
삭막하게 먼지가 휘날리던 곳에 레코드점이 생기면서 음악소리가 울려퍼지고 동네 분위기가 뭔가 산뜻해졌음.
비오는 날 우산을 쓰고 버스를 기다리다 2차선도로 맞은 편 여학생과 눈이 마주쳤을 때 음악소리가 흐르고 있으면 드라마 배경 음악처럼 들리고 그랬었지.
가게 주인은 음악을 좋아하던 20대를 갓넘긴 형이었는데 1년동안 노가다를 하면서 번 돈을 모아서 차린 가게로 매표소 옆에 합판같은 걸 세워만든 2평짜리 무허가 가건물같은 거였음.
그 때 나는 돈도 없고 음악을 라디오에서 나오는 걸 녹음해서 들었기 때문에 꼬마레코드를 이용하지 않았는데 매일 버스를 기다리면서 거기서 흘러나오는 공짜음악을 들었으니 그에 대한 마음의 빚같은 게 남아 있었음. 그래서 카세트음반 하나를 사려고 돈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5천원쯤 모여서 이제 사려고 마음먹었을 때 적자때문이었는지 가게 낸지 1년도 안되어서 꼬마레코드는 문을 닫았음. 그 뒤로 음악소리는 사라졌고 다시 거리는 황량해졌음.
나의 첫 BGM 플레이어 꼬마레코드... 그 형은 잘 지내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