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라는 주제랑 애매하게 맞진 않지만

주로 많이보고 많이 읽는곳이 이곳인지라 이렇게 뻘글 몇자적어봅니다

얼핏얼핏 보이는 형제님들의 경제력이나 생활모습을 보면 감탄의 연속입니다 (진심부럽습니다)

가끔 결혼생활이야기 올라오는거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어제 오소독스님 게시글 중에 아내가 애를 낳았는데 결국은 친자가 아니더라... 이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보면서

뻘글이지만 제이야기를 몇자 적어볼까 합니다

모바일로 막쓰다보니 표현이 어설프거나 반말체가 섞이더라도 이놈은 가방끈이 많이 짧구나 하고 양해해 주셨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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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을 만난건 2009년 의가사 전역 대기중이었던 3월 초순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동창의 여친인지라 그냥 이런애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2008년도에 사고로 오른손 엄지랑 검지를 잃었습니다
한때 전역하게되면 그림으로 밥벌어먹어보고싶은 작은 꿈이 있었으나 손이 날아감과 동시에 그꿈도 포기해버린터라 인생이란 무엇인가 하는 중2병 스러운 고민이 많을때였습니다

" 그냥 손모양이 다를 뿐이지않아요?"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다들 친구 손병신되서 어쩌냐 어쩌냐 부어라 마셔라 하는 찰나에 친구의여친(현재 와이프 편하게 a라 하겠습니다) 이 한마디했습니다

" 손다쳐서 고생많이 한 친구한테 다들놀리는 분위기로 만드는거 보기않좋아요 " 이렇게 한마디 던져놓고 a 는 술자리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때부터 눈여겨봤었습니다만

뭔가 부끄러운듯 눈을 마주치지 못하며 고개를 숙이고 이야기를 주로하며
가끔 멍하게 허공을 바라볼때 눈동자가

참... 툭 건드리면 금방울것같은게 미묘하게 끌렸습니다

그래도 친구 애인이니 잊자 잊자 하며

내인생에 여자복은 전혀없다 전혀없다 하며 자기 암시가 생활화 되어갈때쯤

A가 제 자취방에 들락거리기 시작합니다

피시방 알바를 하던 a 는 퇴근하고 남친의 집에서 자기곤란한 상황(부모님이 내려와계시다는) 이라 그나마 젤 편한 저한테 부탁을 하더라구요

자연스레 간단히 맥주한잔 하는 분위기가 되고

새벽시간이 조금 지날쯔음 친구의(b라 하겠습니다) 이야기를 하더군요

"B가 따로 만나는 누나가 있는데 좀 깊은사이라는 이야기를 전해듣는다"

ㅇㅇ 그래그래 니가 고생이 많다 모드로 넘어가려는데

" b 애기도 가졌는데 수술하라고 하드라"

B는 고등학교 동창으로 나름 10여년간 연락을 주고받던사이라 이녀석이 좀 신중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터라 좀 충격이었습니다


술자리를 만들었을때는 약간의 음흉한 생각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이야기를 듣다보니

" 아.. 얘는 잘못건딜면 ㅈ 되겟구나" 이생각밖에 들지않습니다

걍 조용히 자취방 원룸에 이불깔고 재워버리고

저는 영화나보면서 묵음수행을 하는게....

한달 다되갈때쯤 ...

낮에 다급하게 a로부터 연락이 옵니다

" 오빠 죄송한데요.. 30만원정도만 빌려주실수 없을까요?"

뭐 시기도 시기인지라 대충은 병원비구나 감을 잡았었습니다

B는 뭐하고 나한테 연락을 하는데?

라고 물어보자 마자 한참을 웁니다

직접만나서 이야기 하자고 찾아갔더니...

오늘 수술하기로 한날인데 어제 잘때까지만 해도 같이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사람이 없어졌다
전화는 꺼져있는지 안받고 당장 수중에 돈도없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는 상황이더군요

병원데리고 가서 제가 보호자라고....

의사샘한테 훈계도 듣고.. .
수술비비는 빌려주는 조건으로

걍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당장 같이있던 b의 자취방을 가보니 살림이라고 할걱도 없고 그냥 농하나 이불 여관용 냉장고 이정도가 끝이더군요

대학교근처달방인지라 보증금 이런것도 없고 걍 a짐만 달랑 챙겨서 제 원룸으로 델고 왔습니다
하루종일 울고울고 눈이 팅팅붓는 a를 보다 마음도 아프고 이젠 내마음도 어떻게 되는건지 알길도 없고 그때 당시 활동하던 커무니티에 속내를 잠깐 털어놨었습니다

어느분께서 쪽지로 주소를 여쭤보시더니...

산모 몸조리 용으로 한약을 달여서 한박스 보내주십니다

이때가... 제가 정식으로 전역명령이 떨어진 이후이니 5월 초순일겁니다

어쩌다보니 사귀는 사이가 되버리고...


그해 6월에 혼인신고를 합니다


결혼식도 못해보고 걍 서류상으로 부부입니다 가 되어버리니 뭔가 기분이 미묘하더군요

근데 이게 제 생야 가장 잘한것이면서 제일 바보같은 짓이었습니다
저야 그때당시 본가 쪽이랑 등돌린상태라 그냥 우리끼리 잘살자 였지만 a의 부모님께는 인사드려야지 하면서 장모님을 뵈러 갔습니다

그때당시 장인은 몸이 않좋아서 병원에 입원해있다고 너무 멀어서 장모만 보고 오자 라고 a가 말하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처가집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집에는 잡초인지 키우는 화초인지 모를것들이 사람키보다 높게 자라있고 전기세를 못내서 계량기가 뜯어져 나가있는집에 장모와 처제는 촛불을 조명삼아 살고있더군요

막 동정심이 저절로 생겨나는 깡마른 몸의 장모를 보니 " 와 ㅅㅂ 전기세 내가 내줄게 당연히 내가 내야지!!" 라는 외침이 쏟아져나옵니다

어찌어찌 전기세 + 계량기 설치비 까지해서 얼추 40정도 들었던거 같습니다


장모이야기를 좀 하자면

고양이를 병적으로 좋아합니다

주워온 길냥이 10마리정도를 키우기 시작했다더니... 걔들끼리 새끼치고 치고 눈짐작으로는 40여마리
추가로 숨어있는것까지 치면 근 50마리가 넘는 고양이들이

사료대신 자갈치를 .... 그 ㅅㅂ 자갈치는 만병통치약인지 처제랑 장모도 같이 자갈치로끼니때우면서 뼈만남은 고양이들이랑 같이 살고있더군요

저도 고양이 좋아라합니다만...

촛불에 반사된 수십개의 눈깔을 보면 진정 무섭습니다..



혼인신고를 하고나서 알게된게 집사람은 실종신고가 되어있었습니다

여기서 희대의 병신크리가 터지는데 본인이 직접 주소등록하고 실종신고 취하하면 된다길래 a와함께 근처 비구대에서 실종신고 취하서 제출하고 주소지 등록해놨ㅂ니다

8월달부터 집사람이름으로 우편물이 오기시작하는데

통신사 연체금이 3사통합 거진 200정도의 금액이 날라오더군요

그담달에는 다단계 화장품. 건강식품.키토산인지 ㅈㄹ인지 500정도의 금액이 날라옵니다

끝났겠지 싶었더니 인터넷티비 수신료부터 각종 듣도보도 못한 요금들 채무독촉

한 1년정도 미칠거같았습니다

억지로 억지로 보험금지불된거부터 하나씩하나씩 까먹어가며 해결해놓고 나니....

장인을 보게됩니다

몸이안좋은게 아니라 부산교도소 수감중에 자살시도로 공주치료감호소에 수감중이더군요


술문제가 좀 있다길래 남자가 술한잔 먹고 실수할수도 있긴한데 어르신 실수가 좀 씨게 터졌는갑네 하고 이해했습니다

추석전에감형관련해서 재판이있는데 보호자출석을 해야한다길래 가능하다면 제가 일정조정을 해보겠습니다 라는 답변을 드렸고

그이후에 집사람에게 건네들은 이야기는 경악이었습니다

중학교때 장인이 강간을 했다는이야기...

그말에 억지로 참으며 어떻게 대처했냐니...

장모에게 이야기 햇답니다

그랬더니 장모는

창녀니 어쩌니 욕을 해대며

장인의 친구에게 화대를 받고 같은 방에 가둬버리는 일이있었다더군요

그이후로 집사람은 집을 나와서 자취생활을 하며 학교를 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불쌍하다는 생각과 이 아이를 나라도 지켜줘야지 라는 생각이먼저듭니다

며칠후 장인에게서 전화가 오고 재판에 출석할거냐는 이야기에 거절했습니다

일때문에 못갑니다 라는 답변에 온갖 쌍욕을 시전하더군요

결국 감형은 없던걸로 되고

정상적으로 형량을 살고 장인이 출감했다는 것을 알게된게

장인이 틈만나면 전화를 합니다

온갖 모욕적인 말들과 욕설

뱃속의 애기를 찢어죽이니 누구를 시켜서 죽여버리니

이런상황에서 첫애를 출산하고 100일이 아직 되기전 어느날 퇴근하고 오니... 집에 티비며 냉장고며 가전제품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집사람도 애기도 ...